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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도스님의 강원일보 기고문

삼운사 0 13,406 2006.07.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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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음의 窓] 동체대비(同體大悲)의 마음
    - 강원일보 문화면  2006-7-19(수)기사
 
 걱정스레 지켜보았던 태풍이 그런대로 지나가나 싶더니 뒤이어 찾아 온 장마전선이 우리에게 이렇게나 큰 상처를 안겨주리라고는 전혀 생각지 못하였는데, 뜻밖에 물난리를 겪어야 했습니다. 애써 가꾼 농작물이 급류에 휩쓸리고, 생활의 터전인 논밭이 유실되고, 수많은 이재민이 심한 고통을 겪고 있습니다. 더군다나 이번 수해로 귀중한 생명을 잃은 사람들의 안타까운 뉴스는 참으로 마음을 아프게 합니다.

 우리는 여러가지 고난을 겪으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누구든지 아무런 어려움 없이 편안하게 살아가기를 바라지만, 그런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우리네 한평생이 백년도 못되는, 짧다면 짧은 인생이라 하더라도, 각자 나름대로 이런저런 우여곡절을 구비구비 넘어가며, 그렇게 살아가는 것입니다. 그래서 부처님께서는 이 세상을 가리켜 고난과 함께해야 하는 `사바세계'라 하시고, 참고 견뎌가며 살아가야 할 감인토(堪忍土)라 하셨나 봅니다.

 그러나 땅에서 넘어졌다고 해서 땅을 원망하고만 있을 수는 없듯이, 땅에서 넘어진 사람은 다시 그 땅을 딛고 일어나야 하듯이, 지금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것은 아픈 상처를 딛고 일어서기 위해 힘과 지혜를 모으는 일입니다. 아픔은 나눌수록 작아진다 하였습니다. 우리 강원도민은 그동안, 불의의 수해와 대형산불 등 커다란 위기들을 여러 번 맞았었지만, 그 때마다 놀라운 단합심을 발휘하여 슬기롭게 극복해 온 저력이 있습니다. 이제 다시 한번 힘과 지혜를 모을 때입니다.

 수마의 상처로 괴로워하는 사람들을 TV로 보면서, 안타까운 사연들을 신문으로 보면서 마음 아파하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우리 모두 그 아파하는 자비의 마음들을 한데 모아 수재민을 격려해 주고, 내가 그들을 위해 무엇을 해 줄 수 있나 고민하고, 작은 일이라도 나부터 행동으로 실천하는 우리가 되어야 하겠습니다. 이와 같이 나, 너 구분 없이 자비의 손길을 나누는 동체대비(同體大悲)의 마음이 충만할 때, 수마로 상처받은 분들은 더욱 더 용기와 희망을 얻을 것이며, 새 생활을 준비하는 힘을 얻을 것입니다. 그리하여 부디 모든 수재민들께서 용기를 잃지 마시고, 하루 빨리 평온을 되찾으시기를 부처님전에 간절히 기원드립니다.

 월도(춘천불교사암연합회장, 삼운사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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