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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이 업장을 녹인다

보리심 0 8,589 2009.05.13 00:00
정성이 업장을 녹인다 

                               

기도하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정성(精誠)입니다. 
아니 정성스런 마음이 곧 기도인 것입니다. 
나의 마음이 얼마만큼 정성스러운가에 따라 
얼마만큼 마음을 담고 있는가에 따라 
그 기도가 업장을 녹이고 말고 하는 것입니다.   

매일 같이 기도를 하는 사람들을 보면 
습관처럼 절을 하고 염불하며 경전을 독송합니다.
그러나 매일 똑같은 마음으로 기도를 하면 안됩니다. 
매일 같이 새로운 마음으로, 시작하는 마음으로 
기도를 해야 살아있는 기도가 됩니다.   

어제하는 절과 오늘 하는 절이 달라야 합니다. 
앞에 한 염불과 지금 한 염불이 똑같으면 안됩니다. 
그냥 습관처럼 절을 하고 염불하게 되면 
복은 지어질지언정 업장이 녹고 마음이 닦이지는 못합니다.   

마음 닦기 위해서는 
어제 절하듯 오늘 절하지 말아야 하며 
나날이 새로운 마음으로
날마다 시작하는 마음으로 절해야 합니다.   

그냥 흥얼거리며 놀 듯 염불하게 되면 
그건 그냥 다른 말 반복하는 것과 똑같은 공염불이 될 것입니다. 
염불하며 마음에서는 악심을 가득 품고 있다면 
그것은 염불이 아닌 욕설과 다름이 없으며
밝은 마음으로 밝은 말을 하게 되면 
그것이 그대로 염불이 될 수 있는 일입니다.   

공경스런 마음, 정성이 담긴 마음이 기도입니다. 
모양새가 중요한 것도 아니고
무슨 기도를 하느냐가 중요한 것도 아닙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오직 정성입니다.   

기도를 하면 업장이 녹는다고 하는데 
업장을 녹이는 것은 우리들의 정성어린 마음입니다. 
정성이 업장을 녹이는 것입니다.

매일 절하고 염불하고 독경해도 
정성이 담기지 않으면 작은 기도밖에 되지 못합니다.
정성이 담기지 않은 절이라면 
그냥 다른 육신의 노동과 다를것이 무엇이겠으며
정성이 담기지 않은 염불이라면 
그냥 다른 말의 반복과 무슨 다를것이 있겠으며
정성이 담기지 않은 독경이라면 
그냥 다른 책 읽는 것과 무슨 차이가 있겠습니까.   

정성을 담아 기도하는 마음은 
부처님께 이 마음을 다 공양 올리는 마음이라야 합니다. 
부처님 전에 공양 올리는 마음은 
얼마나 조심스럽고 정성스럽겠습니까. 
그러한 마음으로 기도에 임해야 한다는 말입니다.   

당장 내 앞에 계신 부처님께 하는 절이 되어야 하며
내 앞에 계신 부처님을 부르는 염불이 되고
내 앞에서 부처님께서 설법해 주시는 독경이 되어야 합니다.   

가만히 생각해 보세요. 
지금 이 순간 내 앞에 부처님께서 나타나셨습니다. 
그 앞에서 정성스럽게 지극한 마음으로 기도를 합니다. 
그런 마음이라면, 그러한 정성이라면 
내 안에 쌓여있는 수미산보다 높은 업장이 절로 녹아내릴 것입니다.   

절을 할 때 
한 배, 한 배 정성이 담긴다면 
절하는 오직 그 순간에 깨어있게 됩니다. 
과거 미래도 없고, 분별도 없이 
오직 나의 마음에 부처님 밝은 마음만 가득한 것입니다. 
그저 무심(無心)이 되고, 자성불(自性佛)이 되는 것입니다.
바로 이 마음이 업장을 녹이는 것입니다.   

염불을 할때 
또박 또박 입으로 염하고 
귀로 뚜렷하게 울리도록 들으며 
정성스레 명호를 염해야 할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정성스런 염불 속에는 
그 어떤 분별도 없으며, 끄달리는 마음도 없이 
오직 그 순간 온전 히 깨어있을 수 있는 것입니다. 

독경을 할 때도 
부처님께서 지금 설법을 하고 계신다는 마음으로 
웅얼웅얼 읽을 것이 아니라 
정성스레 또박또박 독경을 하실 일입니다. 
경전이란 그대로 부처님과 같아서 
독경하는 그 가운데 부처님의 밝은 마음이 담기는 것입니다.   

기도는 정성입니다. 
정성이란 
‘온갖 성의를 다하려는 참되고 거짓없는 마음’이라고 합니다. 
부처님께 최대한의 온갖 성의를 다하려는 
거짓없는 참된 마음이 바로 기도라는 말입니다. 
거짓없는 참된 마음으로 온갖 성의를 다해 절하고 염불할 일입니다.   

또한 생활 속에서 순간 순간 기도할 일 입니다. 
순간 순간 정성스런 마음으로 살아갈 일입니다. 

생활 속의 기도라는 것은 
순간 순간 내 앞에 펼쳐지는 일체 모든 경계들을 
그대로 부처님으로 보고 부처님 공경하듯 살아가는 것을 말합니다.   

본래 자성불 바탕자리에서 본다면 
일체 모든 경계며 사람들은 모두가 부처님이십니다. 
그러나 어리석은 우리의 마음이 부처님을 부처님으로 보지 못하고 
탐내는 마음, 성내는 마음, 어리석은 마음으로 바라보기 때문에 
온갖 괴로움이 일어나는 것입니다.   

부처님을 부처님으로 보지 못하였기에 
온갖 악심이 나는 것이지 
부처님을 부처님으로 볼 수 있다면 
정성스런 마음, 공경스런 마음이 일어날 것입니다. 
일체 모든 대상을 대함에 부처님을 바라보듯 공경심으로 대할 수 있다면 
그것이 바로 생활 속의 기도가 되는 것입니다.   

그러니 우리가 살아가며 
정성스런 말 한마디
행동 하나 하나
한 생각 일으킴이 
그대로 살아있는 기도가 될 것이란 말입니다. 
부처님 대하듯 공경스런 마음으로 상대를 대하는 
바로 그 마음에 업장이 녹아내린다는 말입니다.   

업장을 지을 때 
부처님을 부처님으로 보지 못하는 
어리석음은 마음으로 지었기 때문에 
업장을 녹일 때 
부처님을 부처님으로 바로 보아 
정성스레 공경하는 마음으로 대해야 한다는 말이지요.   

이만큼 정성이 중요한 법입니다. 
정성이란 일체 모든 대상을 부처님으로 보고 
공경스런 마음, 공 양 올리는 마음으로 대하는 것입니다.   

절하고 염불하고 독경할 때도 
부처님께서 내 앞에 계신다는 마음으로 정성스레 할 일이며, 
생활 속에서 내 부모님, 내 자식, 내 남편과 아내가 
그리고 직장 동료들이며 거리의 모든 이들이 나의 부처님이라는 마음으로 
일체 모든 이들에게 정성스레 공양하는 마음을 일으킬 일입니다.

- 법상 스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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